난생 처음 핸드드립으로 시벳커피를 내리다.
우연히 찾아온 시벳키피와의 만남에 이렇게 정신없이 커피에 대해 공부하는 나의 열정은 무슨 일에든지 그랬다.
새로운 것을 알면 왜 이리 나는 집착하며 파고드는지....
하여튼, 사향고양이 커피(시벳커피)를 바기오에 보급하기위해(팔아먹으려면) 그래도 알아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커피를 알다보니 신기한 것이 너무 많아 기구를 좀 사볼까?
이베이, 지마켓 등 또 지름신의 유혹에 집 뒤에 있는 목공공구들이 녹슬고 있는 것을 생각하고 인내하며
그냥 있는 것으로 일단 해보고 이게 아니다 싶으면 사기로 결정하고
이 우수꽝스러운 커피 핸드디립이란 것을 해보며
이걸 글로 쓰자니 좀 쑥스럽지만 재미있는 것이라 기억에 남기려고한다.
일단 사진을 보자.
이건 우리집에 있는 유일한 커피관련 기구다.
오래전에 쓰다가 거의 사용하지않던 것을 밥하는 아이에게 잘 닦으라고하니 의아해한다.
이걸로 하는 수밖에 없으니....
여과지는 엊그제 SM에서 장볼때 사왔으니 이쁘게 인터넷에서 배운대로 접고...
일단 페이퍼 필터에 물을 적셔(종이 냄새를 없앤다나?) 저렇게 넣고
주전자도 없으니 이걸로 해보려고 냉온수기의 물을 받아보니 75도밖에 안되 다른 스테인레스 주전자에 물을 끓여 부어서
나만 마실거라 요렇게 10g을 넣으니 애게~~~ 그래도 이게 비싼 사향커피이니라....
나만 커피를 마시니 이렇게 10g만 덜고 남은 것은 어떻게 보관하나 고민하다가 입구를 조그맣게 잘라서 덜고 그 입구는 공기를 싹 빼고 넓은 스카치테이프로 붙이니 완벽하다.
인터넷에서 본대로 물을 쪼르륵 하며 조금씩 골고루 부어서 뜸을 드리고 30초 정도 기다렸다가
정식으로 커피를 내릴때는
물을 조금씩 부으면서 가운데부터 시작해서 살살 오른쪽으로 돌리며 바깥쪽으로
그리고 여과지에 물이 직접 닿지 않을때까지만 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오면서 스톱
뭐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것이
주전자 주둥이도 크고 커피의 양이 적어서
살짝만 물을 붓기가 어렵고
조금 부은 것 같은데 커피가 전부 쑥 올라와서
대충 3번 정도에 다 내릴 수 있도록
물을 많이씩 부어 물이 거의 빠져나갈 즈음에 또 붓고하여
3번 내리고 물이 다 빠지기 전에
여과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 두 번 더 내렸다. - 맛이 어떻게 다른가 보려고...
그리고 맛은?
평생 처음 마셔보는 시벳커피
평생 처음 마셔보는 엉터리지만 핸드드립 커피
하루에 2~3잔 정도 3in1(이건 필리핀에서 파는 한 잔 분량으로 포장된 커피+프림+설탕 이 들어있는 카피임)이나 요즘에는 프림이 나쁘다고해서 냉온수기에서 받은 뜨거운 물에 커피가루와 설탕만 달달하게 타서 마셨는데 이것과는 전혀다른 맛?
내가 커피 맛을 알아?
암튼 이런 맛 처음이다.
시끔하기도하고, 약간 구수하기도하고 한데 뒷맛의 여운이 참 좋다.
참 글로 쓰기 어렵네....
그렇다.
맛 좋다...
내가 여지껏 마시던 커피는 커피가 아니라 설탕물이거나 오직 쓴 커피의 맛이었는데.....
두번째 내린 것을 맛보려는데 집사람과 딸이 커피향이 좋다며 나오서 한 모금씩만 한다더니 홀짝 다 마셔버린다.
맛있다나?
두 사람 오늘밤에 잠 못잤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다. 일반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자는 사람도 시뱃커피를 마시면 걱정없다고 하니....)
내리고 난 원두를 향이 좋다며 방에 방향제로 쓴다고 작은 종재기에 담아 간다.
내일도 한 잔 내려먹어야지...
그리고 더치커피를 만들어야지 매일 내리기 귀찮으니까 냉장고에 넣어두고 두고두고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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